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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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엔 새로운 디자인 경쟁력 필요 
산업사회 생각 아닌 '디지털 전환'에 초점 
거대한 삶의 변화 흐름을 따를 수 있어야  

김영세 < 이노디자인 대표 >

 

새해를 맞으며, 그리고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앞두고 벅찬 감회를 감출 길이 없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과 성화대를 디자인했기에 더욱 그렇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국민이 필자가 디자인한 성화봉을 소중히 받들고 우리나라 어느 지역인가를 뛰는 내내 가슴 속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벅찬 순간들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필자가 그랬기에 짐작할 수 있다.

한평생 디자이너로 살아온 필자는 지난해 11월1일 우리나라 네 번째 성화봉송 주자로 인천대교 위를 뛰었다. 직접 성화봉송 주자가 돼 나라를 위한 작품을 만들 수 있었던 영광을 실감하고 싶었기에 약간의 망설임을 뒤로하고 주자로 참여하기로 결심했다. 지나고 보니 뛰기 전 한 달간은 평소에는 안 하던 체력관리(?)까지 하며 하루하루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마침내 주자로 뛰던 그날, 필자는 하늘을 우러르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이 나라에 태어난 디자이너로서, 국가를 위한 가장 소중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는 성화봉 디자인을 하게 된 디자이너로서의 인생을 살 수 있게 해 준 하늘에 감사했다.

이제 필자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우리나라 모든 국민에게 새로운 자부심과 힘을 돋워주는 계기가 돼 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의 스포츠인과 그들을 사랑하는 모든 세계인이 열정을 함께하는 멋진 올림픽이 열리고, 주최국인 대한민국이 세계인들로부터 더욱 사랑받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

 

무술년 새해를 맞아 이제까지와는 많이 달라질 미래를 예측해 본다. 우리나라라는 국경의 테두리 안에서만 하는 미래 예측은 더 이상 불가능한 시대다. 이런 시대를 만들어 낸 가장 커다란 틀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전환)’이라는 필자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디지털이라는 기술이 만들어 가기 시작한 생활방식의 변화’라고 말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닌 필자의 몫은 아니다. 필자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디지털 기술이 우리들의 생활과 생각을 어떻게 바꿔 나가고 있는지 또는 어떻게 바꿔 나갈 것인지 하는 것이다. 디자이너 역할은 ‘인간의 삶을 아름답고 편리하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산업사회 사고방식으로 만든 디자인을 통해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해왔다고 한다면 이제는 ‘디지털 기술’로 인간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할 수 있는 디자이너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은 커다란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필자는 2년 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디자인 콘퍼런스(Design Week)’에서 세계 최초로 ‘빅 디자인(big design)’이란 단어를 창안해 발표했다. 빅 디자인은 ‘빅데이터를 가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모든 프로세스’를 말한다.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 시 끝마무리 장식에 치중하는 과거의 디자인 개념은 ‘스몰 디자인(small design)’으로 정의할 수 있다. 빅 디자인 개념의 프로세스는 기업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포함한 모든 개발과정의 첫 단계에서부터 디자이너가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경쟁 시대에는 ‘디자인 경쟁력’이 요구된다. 여기에서 말하는 디자인 경쟁력은 산업사회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 한국 대기업이나 중견·중소·벤처기업 모두 빅 디자인이라는 디자이너의 새로운 역할을 이해해야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걸맞은 경쟁력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혁신적 변화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신(新)경제정책 역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디지털이 바꿔가는 세상에서 생활하는 인간을 위한 참된 배려의 마음도 빅 디자인을 이해하는 리더들이 갖춰야 할 핵심 덕목이다. 훌륭한 일자리는 이런 리더들의 생각의 변화가 가져올 ‘일거리’들이 창출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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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hankyung.com/article/2018011198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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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2018년 01월 11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