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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키퍼 표지

 

《커피커퍼》에는 커피의 역사와 문화, 맛과 멋은 물론 인문학적으로 읽어낸 작가의 다양하고 독특한 시선이 담겨있다. 

“커피 애호가로 잘 알려진 발자크는 무려 하루 열두 시간씩 글을 썼다고 한다. 그 긴 시간 동안 커피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친구였다. 발자크가 사용한 커피포트와 잔은 우리 커피커퍼에서 공들여 수집한 유물 가운데 가장 진귀한 것이기도 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커피 유물 

커피커퍼에서 운영하는 강릉시 왕산면의 박물관과 경포에 있는 박물관에는 약 2만여 점에 달하는 커피 유물이 소장·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전시실에 들어서면 각종 커피 추출기가 있고 그 옆으로 많은 사람이 탄성을 자아내는 진귀한 보물을 발견할 수 있다. 국내는 물론 커피 문화가 발달한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보기 드문 커피 관련 희귀품들이다. 커피커퍼에서 보유하고 있는 커피 유물들은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것들을 현지에 사람을 보내거나 직접 발품을 팔아 수집한 것들이다. 세계 곳곳을 돌며 커피의 역사와 함께한 유물들을 수집한 덕분에 커피커퍼는 개인의 컬렉션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의 커피 유물을 보유한 박물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커피박물관에 입장한 방문객들이 커다란 관심을 보이는 커피 유물 중에는 프랑스 소설가 오노레 드 발자크가 사용했던 커피 용기가 있다. 커피박물관 왕산점에 전시되어 있던 것을 최근에 경포에 있는 커피커퍼뮤지엄으로 옮겨 와 전시하고 있다.

 

“내가 집에 없다면 카페에 가 있을 걸세. 만일 카페에 없다면 카페에 가는 길일 걸세.”
- 오노레 드 발자크 

 

“커피가 위 속으로 미끄러지듯이 흘러 들어가면, 모든 것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생각이 전쟁터의 나폴레옹 대군처럼 몰려오고 전투가 시작된다. 추억은 행군의 기수처럼 돌격해 들어온다. 논리의 보병부대가 보급품과 탄약을 들고 그 뒤를 바짝 따라간다. 재기 발랄한 착상들이 명사수가 되어 싸움에 끼어든다. 등장인물들이 옷을 입고 살아 움직인다. 어느새 종이가 잉크로 뒤덮인다. 전투가 시작되고, 검은 물결로 뒤덮이면서 끝난다. 진짜 전투가 시커먼 포연 속에서 가라앉듯이.”《커피 송가Treatise on Modern Stimulants》중에서

 

커피를 사랑한 예술가, 발자크 

19세기 전반 프랑스의 사실주의 소설가 발자크는 커피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커피 중독자로도 이름을 떨친 인물이다. 소설을 쓰기 위해 하루에 40~50잔의 커피를 마셨다고 하니 그야말로 커피로 하루를 살았다고 할 수 있겠다. 1822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업 소설을 쓰기 시작한 발자크는 '문학 노동자' 또는 '글 공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매일같이 엄청난 양의 글을 썼다고 한다. 하루 평균 열 다섯 시간 이상 노동하듯이 글을 썼다고 하니 어쩌면 커피 없이 버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발자크가 이렇게 많은 시간 글을 써야 했던 이유는 빚을 갚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사업에 실패하고 도박을 좋아했던 발자크는 늘 빚쟁이에 시달렸고, 빚을 갚기 위해 글을 쓰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숨막히는 환경이 오히려 수많은 작품을 탄생시켰으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가 남긴 문학작품만 해도 100여 편에 이르는 장편소설과 수많은 단편소설, 희곡 등 방대하다.

 

《커피커퍼》는 지난 20년간 강릉에서 커피 문화를 전파해온 커피박물관 <커피커퍼>의 최금정 관장이 집필한 '커피 백과사전'이다. 커피가 어떻게 발견되어 발전해왔는지, 그리고 역사 속에서 어떻게 하나의 문화로 꽃피워왔는지를 담고 있다. 또 한 잔의 커피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과 커피의 종류, 도구, 제조 방식 등 커피에 관한 전반적인 상식과 정보를 안내하고 있어 커피를 즐기는 독자들에게 입문서로써 유용하다.

 

최금정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44쪽 / 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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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일보> 2019년 06월 14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