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한평생 거북이처럼 느린 걸음으로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저는 꿈꾸던 담장에 올랐습니다”
이 책은 슬립링코리아 정재영 대표의 살아온 삶에 대한 성찰이며, 앞으로 살아갈 생의 후반전을 위한 자산이다. 저자는 회전하는 기계장치에 전선의 꼬임 없이 전류를 원활하게 공급해주는 자동화 장치의 필수품, 슬립링의 국산화를 이루어냈다. 100세 시대에 진입한 21세기, 그는 주어진 시간이 길어진 만큼 삶의 의미가 더 가치 있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지천명의 나이로 생의 반환점에 서게 된 그가 『거북이 담장에 오르다』를 통해 세월 속에 담긴 소중한 추억들을 꺼내놓았다. 흑백사진처럼 펼쳐진 지난 시간을 되돌아봄으로써 앞으로 살아갈 날들의 밑그림을 더욱 의미 있게 그려보고자 한다.
그에게 있어 인생은 개척할 대상이며,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었다. 그는 ‘진정한 성공’을 위해 수없이 많은 갈림길에서 올바른 선택이 무엇일지 고민했고 후회를 줄여나가고자 했다. 게으름과 안일함을 경계하고, 어떤 일을 하든 아무리 작은 역할이라도 맡은 일에 애착과 책임을 갖고 주인정신으로 일했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 위기는 기회가 되고 절망은 희망이 될 수 있음을 몸소 경험해온 저자는 하루하루가 인생에서 가장 멋진 날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왔다. 그의 발자취가 절망의 끝자락에 서있는 사람들에게 작으나마 희망으로 전해지길 바란다.
◆ 책 속으로
오랫동안 어렵고 힘든 시간을 견디어왔기에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인생은 결코 행복과 불행, 기쁨과 좌절, 희망과 절망이 각각 혼자만 오지 않는다는 것을. 목표를 이루었을 때 다시금 난제가 나타나고, 정상에 올랐을 때 막다른 길이 나올 수도 있다. 그림자처럼 꽁무니를 따라다니던 불행이 세월의 흐름 속에서 행운의 여신으로 서서히 변할 수도 있는 것, 이것이 바로 인생이다. _p.21 ‘창업자금이 단돈 100만 원?’ 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씨를 뿌리지 않으면 물을 줄 필요도 없고, 뙤약볕 아래서 논밭을 일굴 필요도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나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가을, 저마다 부푼 꿈을 안고 가을걷이를 나갈 때 혼자 멍하니 추운 겨울을 걱정해야 한다. 진부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씨앗을 뿌리고 땀 흘려 수고한 사람만 수확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_p.30 ‘스스로 믿기 힘든 고속성장과 그 주역’ 중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범위 안에서 현재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최대한 누리는 것은 낭비가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투자다. 또 나 혼자만의 행복이 아니라 나와 가족 그리고 내 주변에 함께하는 사람들이 동시에 행복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 _p.82 ‘열두 살짜리 고물장수’ 중에서
거북이가 담장에 오르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그 기적은 거북이의 의지와 곁에 있는 모든 이의 크고 작은 도움에서 완성된다. 누구보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나다. 알에서 깨어난 거북이들이 떼를 지어 모래언덕을 오르고 결국 함께 바다에 이르듯이, 나 역시 더불어 살아가는 슬립링코리아를 만들고자 느리지만 쉼 없는 걸음을 이어가리라. 높은 담장 너머로 펼쳐진 드넓은 바다를 향해. _p.226 ‘담장을 넘어 더불어 사는 바다를 향해’ 중에서
◆ 목차
프롤로그
1 첫 마음으로 일궈낸 새로운 길
소박한 꿈, 행복한 가정을 위한 선택
창업자금이 단돈 100만 원?
설명하기보다 경청하라
초심의 자세, 역지사지의 경영원칙
실패보다 시도하지 않는 것을 경계하라
스스로도 믿기 어려운 고속성장과 그 주역
집중력과 끈기로 꿈속에서도 답을 찾다
2 최고의 리더십은 동행하는 마음
부천에서 화성으로, 함께 갑시다
휴가계를 반려하다
부끄러운 기억으로 얻은 진리
경영자의 초심 근로자의 초심
사장님은 못 줘서 안달이에요?
소양강 변에 세운 안식처
3 운명은 나의 편이 아니었다
나에겐 사치였던 평범한 가정
상계동 산속 움막집 그리고 새로운 가족
내 삶의 모토는 아버지와 정반대 삶을 사는 것
열두 살짜리 고물장수
금반지 도둑
평생 나를 괴롭힌 할머니의 말씀
넌 뭐든 할 놈이야
두 부류의 친구들
4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현실
검은 강을 마주하고
시시포스의 형벌
사흘간의 깊은 잠
젊음이라는 고통의 터널
병실에서의 짧은 인연 그리고 내 삶의 설계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5 일할 때 가장 행복한 사람
탈락을 합격으로 바꾼 배짱
새로운 둥지 그리고 변화
청춘을 쏟아부은 10년
채울 수 없는 결핍
시야를 넓혀준 새로운 경험
그랜저를 팔 수 있는데 왜 티코를 팔려고 해?
흙 속의 진주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어리석은 농부
6 미소가 아름다운 여인
단아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닌 여인
첫 만남에서 함께한 하룻밤
자네 혹시 홀아비 아냐?
사랑의 근원은 믿음
당신은 그 자리에 있어만 주오 내가 다가갈 테니
7 행운은 스스로 만드는 것
경험의 보물창고, 13개월의 방황 시기
선택에 책임을 지는 삶
절실함의 힘, 3박 4일간 공부하여 따낸 경매
아이디어 뱅크, 노력과 훈련의 결실
위기는 늘 기회와 함께 온다
8 가족, 그 소중함에 대하여
25년 동안 감추어두었던 질문
드라마와는 다른 현실
결혼식 3일 전에 치른 이혼 전쟁
아버지, 사랑합니다
웃음과 기쁨으로 채워졌던 아버지의 회갑잔치
‘엄마’가 되어준 장모님
사위 녀석이 날 속였어!
방탄복을 입으세요
복덩이가 되어준 아이들
9 새로운 미래를 위하여
히든 챔피언을 꿈꾸다
기업의 목적과 올바른 기업가정신
패스트팔로어에서 퍼스트무버로 거듭나다
담장을 넘어 더불어 사는 바다를 향해
◆ 출판사 서평
“아버지를 사랑하면서도 그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저자는 어릴 적 기억 속에서조차 존재하지 않던 어머니와 항상 술에 의존해 있던 아버지로 인해 지독히도 가난한 삶을 살아야 했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의 삶을 보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깨달을 수 있었다. 아버지와 정반대로 살면 된다는 원칙을 갖게 된 것이다. 술에 취해 해가 중천에 떠야 일어나는 아버지와 다르게 특별한 일이 없어도 늘 새벽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고, 행여 아버지를 닮아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중독이 될까 염려하는 마음에 입에도 대지 않았다.
그리고 가족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었다. 아버지는 무능했고 가족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했다. 그래서 어린 자식들은 떠돌이 생활을 해야 했고, 마음에는 깊은 상처가 남았다. 그는 가족만큼은 반드시 지키고 싶었다. 아내를 배려하고 사랑하며, 자식들에게 가난을 물려주지 않고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다행히 아버지와 닮은 점이 하나도 없는 아들이 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다시 돌아보니 아버지와 참 많이 닮아있음을 느꼈다. 바로 가족들을 향한 사랑이다.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풍족함을 선사해주지는 못했지만 사랑하는 마음은 한결같았다. 이를 닮아 그 역시도 가족들이 기쁘면 함께 행복하고, 슬프면 함께 아팠다. 그에게 가족은 삶의 원동력이었다.
“창업자금이 100만 원이었다고? 설마!”
슬립링은 놀이공원의 회전체 기구부터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설비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독일은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저자는 기계 관련 유통 및 무역회사에서 일하며 처음으로 슬립링을 접했다. 한국과 독일 그리고 국내 굴지의 기업들을 오가며 영업과 기술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담당하면서 점차 슬립링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일을 향한 그의 열정은 단순히 유통을 넘어 기술개발에 돌입하게 했다.
그는 전 재산이 100만 원인 상황에서 창업을 했다. 자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했다. 직장생활을 하며 인연을 맺었던 지인의 공장 한 칸을 얻어 사무실 겸 작업장으로 사용했다. 가진 돈의 일부를 보증금으로 내고 나머지는 벌어서 갚기로 한 것이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 달이었다. 실패하면 기회는 두 번 다시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좁은 작업장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잘 틈도 없이 모든 에너지를 쏟았다. 유럽을 오가며 슬립링의 제작 원리와 성능을 배웠던 경험을 토대로 설계도를 그리고, 슬립링 제작을 위한 시연을 했다. 밤을 지새우며 일을 해도 피곤한 줄 몰랐다. 더는 물러설 데가 없다는 절박함이 육체의 피로도 무감각하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뛰어난 기술력과 합리적인 가격,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제품을 만들어냈다.
“초심을 잃지 말자.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감사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자”
경영자의 리더십에 관련된 책을 보면, 그들은 대체로 초심을 기억하고 매사에 감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더 큰 미래를 위해 지금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10여 년간 슬립링코리아를 경영해온 정재영 대표 역시 ‘초심을 잃지 말자.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감사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자’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한다는 점에서는 여타 경영자들과 달랐다. 그는 바로 여기, 현재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지금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리더의 철학은 회사의 명운을 결정하고 임직원의 행복에도 기여한다. 그는 항상 지난 시간을 반추해보며 나아갈 방향을 결정했다. 어제의 선택이 오늘로 이어지고 내일의 성공을 여는 열쇠가 된다고 믿었다. 그래서 초심을 중요시했다. 그에게 초심이란 더 나은 미래를 꿈꾸지만, 현재 주어진 것에도 감사하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다. 초심을 잃어버린 리더는 위기라고 말하면서 자신은 노력하지 않고 직원들을 옥죈다. 초심을 기억한다는 것은 간절함을 잊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절박한 심정으로 매 순간을 대하며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또한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실패보다 시도하지 않는 것을 경계했다. 슬립링코리아는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지속적으로 신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했다. 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리더와 직원들로 구성된 기업만이 해가 거듭될수록 성장할 수 있다. 이제 슬립링코리아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