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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성화봉·성화대 디자인’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
“받쳐주는 5개 기둥 5대륙 상징
30개 링은 2018년 前·後 30년
美 출장중 TV로 지켜보며 눈물”
“달항아리를 통해 ‘흰색의 아름다움, 우아한 곡선미, 담백한 한국의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달항아리를 받쳐주는 5개 기둥은 5대륙을 상징합니다. ‘한국’과 ‘세계’의 만남, 세계인의 열정을 하나로 모은다는 콘셉트입니다. 30개 링을 타고 올라가는 점화 방식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2018년 평창올림픽까지 30년의 역사를 보여주고 한국의 앞으로의 30년을 기원하는 의미였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과 성화대를 디자인한 김영세(58·사진) 이노디자인 대표는 지난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로, 세계인을 감동시킨 성화 점화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일 때문에 현재 미국에 있는 그는 개막식에 직접 참석하지 못해 아쉬웠다며 방송으로 자신이 디자인한 성화대 점화 장면을 봤을땐 가슴이 벅차 눈물이 났다고 했다.
11일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올림픽 성화봉, 성화대를 한 사람이 디자인한 경우는 드물다며 영광스러워했다. 그가 성화대 디자인을 의뢰받은 것은 2016년 12월, 올림픽을 1년여 남겨놓은 시점이었다. 2년 전 그가 의뢰를 받아 제작한 성화봉 디자인이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자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와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가 성화대 디자인까지 맡긴 것이다.
삼성 휴대전화, LG 디오스 냉장고, 아모레 라네즈 슬라이딩 팩트, 아이리버 mp3 등 숱한 히트 상품을 디자인하고 서울 이촌역에서 국립중앙박물관 광장으로 이어지는 255m의 나들길로 미국 산업디자인협회(IDSA)의 ‘IDEA디자인상’까지 받은 김 대표도 성화대라는 대형 프로젝트에 긴장했다고 한다. 그는 성화봉 디자인의 모티브를 살려 성화대 디자인을 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냈고, 결국 그의 표현대로 행복한 결과를 만들었다. 그는 성화대 디자인의 화룡점정, 핵심 이미지를 달항아리에서 찾았다. “조선백자 중에서 가장 섬세하고 우아한 형태인 달항아리는 성화봉과 성화대를 디자인하면서 ‘흰색의 아름다움, 우아한 곡선미, 담백한 한국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던 나에게 충분한 영감을 주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특히 성화가 30개 링을 타고 올라가 점화되는 방식도 자신이 낸 아이디어라며 이는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2018년 평창올림픽까지 한국의 30년 역사를 담은 것이라고 했다. “1988년에서 2018년까지 30년은 한국이 가장 발전한 중요한 30년이다. 우리의 미래 30년을 생각하며 이 역사를 세계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이어 그는 성화대가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올림픽을 기념하는 평창의 랜드마크로 남기를 바랐다. “성화대가 영구 보존할 랜드마크가 된다면 성화대 바닥에 작품을 추가하고 ‘디자인 바이(design by) 김영세’라는 역사를 기록하고 싶다”고 밝혔다. 소중한 프로젝트를 할 수 있어 우리나라에 감사하고, 같이 일한 이노디자인 팀에 고맙다는 그는 “평창올림픽이 우리나라에 새로운 도약의 전환점이 되기를,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한 단계 더 발전한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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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2018년 02월 12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