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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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이야기] 일반인도 유튜브를 이용해 대중 예술을 변화시키죠

 

(33) 4차 산업혁명과 미디어의 변화

유튜브에 의한 영상공유는
전 세계 공통의 트렌드 창출
사회를 변화시키는 역할도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가 지난 6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2018 대한민국 소비재 수출 대전’에서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활용해 K-뷰티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매스미디어의 출현 이후 대중문화는 특정 집단에 의해 형성되었다. 사회학자 에르네스트 반 덴 하그는 “대중문화는 할리우드 내지 뉴욕의 특정 집단에 의해 대량 판매 시장에 내놓을 목적으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저렴하고 접근은 쉽지만 자연스러움과 개성은 부족했다. 반면 산업혁명 이전의 문화는 소수의 엘리트가 아닌 일반대중에 의해 만들어졌다. 현실 속에 느끼는 그들의 열정과 두려움이 창의성의 재료였다. 유튜브에 의해 재편되는 오늘날의 대중문화는 매스미디어 출현 이전과 닮았다. 일반 대중이 대중 예술과 엔터테인먼트에 대규모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김동영 KDI 전문연구원 kimdy@kdi.re.kr

유튜브에 의한 글로벌 트렌드 창출

유튜브에 접속하여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은 추천된 비디오 클립들이다. 이 추천은 전 세계 10억 명의 유튜브 시청자가 보내는 조회 수, 좋아요, 클릭 수 등 800억 개 이상의 신호를 재료와 알고리즘으로 결정된다. 사람들의 취향과 집단의식이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미디어 매체가 유튜브인 것이다. 인터넷 시대의 고립된 사용자들은 유튜브를 통해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하며, 존재를 드러낼 수 있다. 사용자들의 행동과 관심사가 반영되어 다른 사용자에게 나타날 수 없다면, 소녀시대의 뮤직비디오가 레이디 가가를 압도적인 표차이로 따돌리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

20세기 중엽의 미디어 환경에서 장소는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인터넷과 유튜브로 인한 무제한적인 미디어 전파의 존재는 장소를 더 이상 제약 요인으로 남겨두지 않는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하나의 콘텐츠를 동시에 소비할 수 있는 이유이다. 유튜브의 문화 및 트렌드 매니저인 케빈 알로카는 그의 책 《유튜브 컬처》를 통해 평균적으로 유튜브 조회 수 가운데 3분의 2는 미국 외의 국가에서 발생한다고 밝히고 있다. 전체 조회 수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미만이라는 것이다.정보전달자로서의 유튜브

유튜브는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거나, 부정적인 무언가를 기록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유튜브가 권력남용과 파괴를 기록하여, 많은 시청자를 목격자로 만드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10년 말 튀니지에서 시작돼 아랍 중동 국가 및 북아프리카로 확산된 반정부 시위를 의미하는 ‘아랍의 봄’이 대표적이다. 스물여섯 살의 과일 노점상 모하메드 부아지지는 부패한 경찰들에게 뇌물을 주지 않아 농산물을 몰수당했다. 억울함은 분신으로 이어졌다.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그의 사촌인 알리 부아지지는 휴대폰으로 이를 찍어 올렸다. 이를 본 사람들은 거리로 뛰쳐나왔고, 경찰과의 격렬한 대치는 유튜브로 공유됐다. 아랍의 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일인칭 시점으로 공유되는 비디오의 힘은 엄청났다. 비전문가인 목격자들이 촬영해 공유한 영상은 아랍의 봄 시위에서 정부의 무력행사와 쓰러지는 시위대의 모습을 통해 유튜브 시청자로 하여금 정서적인 연결을 이뤄낸다. 전통적인 뉴스 매체들이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위기 상황을 개인화하는 것이다. 일인칭 시점의 비디오는 시청자인 나를 순식간의 시위대 일부로 만든다. 기존 저널리즘이 하지 못한 공감을 유튜브 영상이 형성하는 것이다. 이런 공감은 시청자를 행동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행동은 사회를 바꾸는 원동력이 된다.

정보 전달을 통한 진짜 정보와 가짜 정보의 구분부모님 세대가 어떤 사건을 이해하는 방법은 직접 목격하거나, 전통적인 미디어인 신문 혹은 TV 뉴스를 시청하는 것이었다. 요즘 세대는 다르다. 특정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개인 블로그의 글을 읽거나 관련 개인이 공유한 영상, 현장에서 끊임없이 이뤄지는 트윗 등을 보며 실상을 파악한다. 신문 기사 하나, 한 편의 뉴스 시청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관점으로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것이다.

문제는 가짜 정보다. 다양한 정보원 가운데는 신뢰할 수 없는 정보들이 섞여 있다. 시대를 막론하고 가짜 정보는 우리의 눈과 귀를 가려왔다. 과거에 가짜 정보는 ‘선전’ 혹은 ‘선동’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나치 독일의 선전장관 파울 요제프 괴벨스는 “선동은 문장 한 줄로도 가능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반박하려고 할 때면 사람들은 이미 선동당해 있다”라는 말로 선동의 힘을 표현했다. 공산주의자가 언제나 빨간 늑대로 인식되었던 것도 모두 선전의 힘이었다. 오늘날 더 이상 이런 선전은 통하지 않는다. 서로 교류하며 진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영상 속에는 흔한 앵커도 사건을 읊어주는 기자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목격하고 있는 일을 촬영해 공유할 뿐이다. 꾸밈없이 전달된 정보의 힘은 무서웠다. 사람들이 움직였고, 아랍국 일부에서 정권이 교체되었다. 비전문가인 개개인이 공유하는 유튜브 영상에는 가짜 정보의 힘을 무력화할 진실이라는 무기가 담겨 있다. 진실과 진정성이라는 근본가치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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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hankyung.com/article/2018101267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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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2018년 10월 15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