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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 머니니스-돈의 정체가 밝혀지다
암호화폐가 뜨거운 이슈가 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암호화폐의 실체를 모르는 사람이 부지기수이고 단순한 투기성 자산으로 보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한편 암호화폐로 자동차 구매나 SNS 내 결제를 가능하게 만드는 기업도 있어 사람들에게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비트코인, 대체불가토큰(NFT), 토큰 증권 등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돈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어 현재 우리가 아는 돈이 전부라고 말할 수 없다. 과연 돈이란 무엇일까?
이러한 의문을 암호화폐 등장 전부터 가진 이가 있다. 바로 중앙일보 국제경제 선임기자이자 이 책의 저자인 강남규 기자다. 그는 29년간의 기자 생활 중 대부분을 경제기자로 활동하며 '돈이란 무엇인가?'라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발버둥 쳐왔다.
이후 해답을 얻고자 영어권 경제 서적 15권 이상을 번역했으며 영국 버밍엄대학과 런던정경대학의 강의를 들으며 탐구했다. 그간 저자가 모은 지식과 팩트를 자신만의 틀에 넣어 배열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돈은 잘 벌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이 사회에서 ‘돈이란 무엇인가?’라는 말은 '돈을 어떻게 해야 잘 벌 수 있을까?'라는 질문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있듯 무엇이든 그 실체와 본질을 알아야지만 그것을 지배할 수 있다.
더구나 우리는 가상자산이 제도권으로 들어오는 과도기에 있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논란이 끝나지 않는 이 시기에 돈의 개념을 명확히 잡아야 새롭게 등장한 자산이 앞으로 통용되는 진정한 화폐가 될지 단순한 투기성 상품으로 머무를지를 명명백백하게 가려낼 수 있을 것이다.
'돈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최근까지 경제학자들의 몫이었다. 일반인들에게 돈은 그저 중앙은행에서 발행한 지폐와 동전이었고 카드사가 허용한 신용이었다. 그러나 암호화폐의 발명은 사람들에게 돈의 정체에 대한 의문을 심는 계기가 되었다.
중앙은행을 벗어난 암호화폐가 실질적이며 보편적인 돈이 될 수 있다는 믿음과 함께, 암호화폐를 화폐가 아닌 단순 투기 상품으로 보며 그 존재를 부정하는 이들도 등장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NFT와 증권형 토큰과 같은 새로운 화폐가 등장하며 돈의 정체와 그 본질에 대한 논의에 불을 지피고 있다.
저자는 '돈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암호화폐 등장 이전부터 품어왔다. 29년의 기자 생활 중 대부분을 경제기자로 활동했는데 정작 돈의 정체(moneyness)를 알지 못하면서 돈에 관련한 기사를 작성해야 하는 상황에 자괴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이러한 무지를 해결하기 위해 쌓은 다양한 지식을 이 책에 정리했다.
이 책은 경제기자의 독서일기에 가깝다. '돈은 바이러스다', '머니 트라이앵글', '돈의 슈퍼 사이클' 등 전업 연구자들이 사용하는 개념이나 표현과 다르게 자신만의 언어로 돈의 존재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특히 머니니스(moneyness)라는 단어는 금이나 은, 종이쪽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발굴된 점토 토큰 등이 돈으로 기능하게 된 요인을 뜻한다. 우리말로는 '돈의 본질', 또는 '돈의 정체' 등 다양한 표현으로 번역되지만, 이 책은 ‘어떤 것이 돈이 되는 요인 또는 시스템’이라는 의미로 정의했다.
베스트셀러코너를 둘러보면 다양한 경제경영서가 즐비하다. 돈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대부분 돈을 더 많이 버는 방법을 논하거나 새로운 투자처를 안내하는 내용을 다룬다.
돈의 정체를 다루는 도서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돈의 정체를 알지 못해도 돈 버는 일에 지장이 없다. 하지만 끝없이 새로운 돈이 등장하는 이러한 시기에 돈에 대한 개념을 잡지 못한다면 투기성 상품과 화폐를 구분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종이돈 체계에서 벗어나 0과 1로 이루어진 돈을 사용하는 과도기에 있다. 스마트폰 발달로 지폐와 카드 형태로 이뤄지던 결제방식은 이제 대부분 어플을 통해 이뤄진다.
팬데믹을 지나며 우리 사회에 등장한 무인 매장은 현금 없는 매장으로 운영되며 현금의 점유율을 떨어뜨렸다. 이러한 흐름은 무인 매장에서 멈추지 않고 사회 곳곳으로 퍼져 이제는 현금 없는 매장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저자는 "돈은 끝없이 변화한다. 점토 토큰부터 금속 화폐를 지나 현재 종이 화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돈은 이제 0과 1로 이루어진 데이터로 변화하고 있다"며 "더구나 중앙은행을 벗어난 암호화폐는 우리에게 새로운 돈이 탄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되새겨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시아타임즈> 2023년 03월 19일 기사